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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테크,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기술 무게 이동한다

‘Startup’s Story Platform’ 12일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IF 이노베이션 컨퍼런스’는 국내 푸드테크, 라이프스타일, 모빌리티 업계의 현황을 살펴보는 자리였다. 13명의 연사가 나선 이 행사는 12, 13일 연세로에서 진행된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거리축제 ‘아이에프2019(IF2019)‘의 일환 중 하나이다.

이날 푸드테크 세션에는 축산 유통 스타트업 ‘육그램’ 대표이자 플런티, 퓨처플레이, 피움랩스, 파운데이션X, 테헤란로세공사들을 창업한 황성재 대표, 못생겨서 유통되지 못하는 농산물을 재가공해 판매하는 ‘지구인컴퍼니’ 민금채 대표, 오퍼레이션에 방점을 둔 1인용 피자 브랜드로 인도시장에까지 진출한 ‘고피자’ 임재원 대표B2B 구내 식당 서비스 ‘플레이팅’의 폴장 대표가 무대에 섰다.

이하 푸드테크 세션 패널토론 일문일답

(왼쪽부터) 채자영 필로스토리 코파운더(모더레이터), 황성재 육그램 대표,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임재원 고피자 대표, 폴장 플레이팅 대표 ⓒ플래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현재 한국 푸드테크 산업은 어느 지점에 와 있다고 보나. 어떤 차이가 있을까.

황성재 대표 : 푸드테크라는 분야가 소비자와 생산자를 잇는 거라고 본다면, 한국은 대부분 공급자 쪽에 기술이 많이 활용되었다. 소비자가 중점이 아닌 새벽배송, 유통, 보관방식 등에 치중된 측면이 있다. 반면에 현재 글로벌 시장 드랜드를 보면 푸드테크  기술이 점차 팽창을 해서 아방가르드하게 소비자 접점에 닿게 되는 구조가 많다. 그게 차이점이라 본다. 물론 한국에 워낙 실력있는 기업이 많기에 금방 글로벌 시장 흐름을 따라잡을거라 생각한다.

임재원 대표 : 국내 외식업계 자영업자 비율이 25%다. 미국의 4배나 되는 높은 수치다. 너무 많은 자영업자들이 이 시장에 있고 옛날방식으로 힘들게 운영하고 있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 푸드테크 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지원요소가 필요하다고 보나. 

폴장 대표 : 현재 푸드테크 스타트업은 벤처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워 한다. 여타 소프트웨어 기업에 비해 ROI가 낮고 성장속도도 느리기 때문일거다. 하지만 결국 음식은 사람이 만들기에 휴먼리소스에 더 투자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더 맛있는 음식들이 빠르게 제공되고 소비될거다. 셰프 등 사람을 돕고 교육시킬 수 있는 재원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네 사람 모드 푸드테크 분야에 일을 하고 있다. 황성재 대표는 기술과 식품, 민금채 대표와 임재원 대표는 생산과 유통, 그리고 폴장 대표는 플랫폼이다. 각자 분야에서 앞으로 어떤 혁신이 이루어질거라 예상하나. 푸드테크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또 변화한 푸드테크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까.

민금채 대표 : 미래를 예측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다만 바람은 있다. 스타트업을 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우선 모두가 경쟁자처럼 보인다. 우리와 비슷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우리걸 따라하는 것 같기도 하다. 식물성 고기 개발 뒤에 들어온 여러 대기업 러브콜에 반가우면서도 먹힐까봐 두렵기도 하다. 그렇다고 단독으로 하기엔 자본력이 받쳐주지 않는 작은 스타트업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계속 딜레마에 빠졌다.

스타트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협업구조가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본다. 서로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지켜줄 수 있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스타트업과 스타트업 간의 협업, 그리고 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건강한 상생구조가 갖춰진다면 효율적으로 풀릴거라 본다. 우리도 최근엔 이러한 협업에 집중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것에 더해 두려움을 없애는 스스로의 마인드콘트롤도 하고 있다.

임재원 대표 : 음식 분야가 다른 산업이랑 다른건 최종적으로 음식이라는 물리적인 것이 사람의 몸 안에 들어가 소비된다는 거다. 실제로 누군가는 만들어내야 하기에 가상공간이 존재할 수 없다. 마케팅적인 요소가 각광받을 수는 있겠지만,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고 재미있게 소비자에게 전달하는게 외식업의 본질적인 이슈일거다. 그 본질을 더 잘 하기 위해서 많은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레귤러식스처럼 로봇이 만들어 재미를 높이고 인건비를 낮추게 할 수도 있고, 플레이팅처럼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거다. 또 고피자처럼 작지만 스마트한 주방을 통해 더 편하게 음식을 만들 수도 있을거다. 하지만 구현하는 방법만 다를 뿐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혁신은 계속되어야 한다.

황성재 대표 : 결국 음식은 공간에서 소비되는 행위다. 공간의 개념이 재해석되어 굉장히 빠르게 바뀌고 있다. 지금 우리가 한 건설사랑 논의하고 있는 코리빙스페이스는 음식을 제조하는 키친과 세탁공간을 뺀 형태다. 요즘 배달의민족과 같은 서비스를 통하면 대부분의 음식이 배달되고, 런드리고 등 온디맨드 서비스는 세탁을 대신해 준다. 사실 음식을 만드는 공간, 세탁기 자리는 생각 외로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 자리에 다른 것을 넣는다면 더 효율적이다. 이게 더 확장을 한다면 차량에도 도입할 수도 있을거다. 무인차량이 보편화된다면 차에서 뭔가를 먹고 마시는 행위가 더 늘어날거다. 커피만 보더라도, 인도 위의 커피는 경쟁자가 많지만, 도로 위의 커피는 아직까지 블루오션이다. 이런 공간의 변화와 재해석 속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가 나올거라 본다. 여전히 푸드테크가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이유다.

폴장 대표 : 불치병을 치료하는 거창한 혁신 케이스도 있지만, 라이프스타일에 도입되어 전에 하지 못 했던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혁신이라고 생각한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를 사례를 보라. 그들은 몇년만에 편리하고 빠르게 다양한 음식을 배달시켜 먹을 수 있게 일상을 바꿨다. 플레이팅도 향후 3년이나 5년 후 국내 2000만 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빠르게 편하고 사내에서 식사하는 전경을 상상하고 있다.

황성재 대표는 공간을 가지고 하는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공간 비즈니스는 아무래도 임대료를 무시할 수 없을거다. 결국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느냐가 관건일텐데. 

황성재 대표 : 공감한다. 그래서 임대료가 비싼 서울 중심가를 벗어나 주변지역에 공간을 매입하는 것도 생각해보고 있다. 공간에 투영될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와 서비스를 만드는 스타트업들과 함께하는 걸 기획하고 있다.

현재 하고 있는 라운지엑스나 레귤러식스는 가설검증을 위한 실험적인 공간이다. 어느정도 증명되었다 판단하고 엔터테인먼트 요소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향후 우리가 만드는 공간은 이런식의 발전을 보일거다.

외식업의 경우 외국 음식이 많다. 한국 음식 콘텐트로 하는 시도가 있다면.

민금채 대표 : 식물성 고기로 만든 만두, 떡갈비, 핫바, 소시지, 불고기 등 8가지 품목을 가지고 미국, 인도, 방콕,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해외 바이어를 6개월 동안 만났다. 유럽과 미국 바이어가 공통적으로 선호한 품목은 만두와 떡갈비였다. 그들이 한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식물성 고기에 기대하는 건 비욘드미트, 임파서블 푸드와 같은 햄버거 패티가 아니라 한국 전통 음식의 형태를 매력적으로 구현한 맛이었다. 그래서 우리 햄버거 패티는 경쟁상품 중 구색상품이라 생각한다. 집중하는 아이템은 만두와 비빔밥, 불고기, 떡갈비다. 한국의 전통음식이자 동양식 정서를 살리면서 현지인 입맛에 맞는 소스를 부가한 형태의 제품이다.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한식의 세계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에 진입하고 경쟁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임재원 대표 : 고피자의 경우 가장 글로벌한 음식인 피자를 아이템으로 하고 있다. 해외에서 한국식을 강조하고 소비자에게 교육할 생각은 없다. 우린 가장 글로벌한 음식을 누구나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에 방점이 있다. 이를통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된다면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로봇 등 기술이 푸드테크에 적용되려면 비용적인 효율재고와 대중의 선입견을 넘어야 할거다. 어떻게 보나.

황성재 대표 : 맵핑을 잘 해야 한다. 생산자, 공급자 어느 한 쪽에 치중하면 안 된다. 우선 매장에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은 대중화된 제품의 가격과 동일하게 맞추고 있다. 운영을 하면서 인지한 것은 사람 손이 아예 안 닿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있다는 거다. 청결성을 높다는 이유인데, 예측하지 못 했던 밸류다. 로봇이 커피를 내려준다는 것이 마케팅적인 요소가 되어 많은 소비자가 찾아주면서 ROI가 높아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피를 마신다는 행위와 맛이다. 커피의 맛은 단순히 혀에서 화학적 작용을 하는 것이 아니다. 공간과 음악, 시각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맛이라는 형태이다. 핸드드립 방식은 사람이 하기에 품질이 동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에 따른 교육비용도 발생하다. 반면에 로봇은 항상 같다. 부산에 3호점을 오픈할 예정인데, 서울 지점과 맛이 다르지 않다. 이는 사람이 하는 것에 비해 비교우위가 있는 부분이다. 물론 몇 가지 우위는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수십가지다. 리스트업하고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사업을 하고있다.

임재원 대표 : 고피자 매장 하나를 오픈하는 비용과 로봇 하나 가격이 거의 같다. 그래서 아직까지 완전한 무인매장은 시기상조라 보고 있다. 사람이 0.3명이 필요하다고 해서 사람을 그 비율에 맞게 잘라 쓸 수는 없다. 결국 한 명을 써야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 매장은 한 사람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과 기계의 도입이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2분 만에 피자를 구울 수 있는 화덕이다. 우린 인력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돕는 형태로, 어디에나 도입 가능한 기술을 지향한다. 우리 도메인 안에서 완벽하게 작동하는 AI 등 기술이 향후 도전과제다.

황성재 육그램 대표. 임 대표는 공동창업자로 참여한 테헤란로세공사들의 선글라스 브랜드(제리캔디자인) 제품을 목에걸고 발표를 진행했다. 테헤란로세공사들은 오는 11월 1일 제리캔디자인 런칭파티를 연다. ⓒ플래텀

민금채 지구인컴퍼니 대표. 지구인컴퍼니는 17일 곡물로 만든 대체 육류 ‘언리미트’를 공개한다. ⓒ플래텀

임재원 고피자 대표. 고피자는 최근 50호 점을 오픈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플래텀

폴장 플레이팅 대표. 플레이팅은 B2B로 사업모델 전환 후 1년만에 매출이 480% 가까이 성장했다. ⓒ플래텀

IF 이노베이션 컨퍼런스 푸드테크 세션 현장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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