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유튜브에 유리한 수익모델은 광고일까? 구독일까?

‘Startup’s Story Platform’

#프롤로그 : 유튜브의 수익을 공개하지 않는 구글

2019년은 유튜브의 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 세계 이용자가 20억 명에 이르고, 대한민국 이용자만 3,000만 명이다. 국내 동영상 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 90%를 차지하며 절대적인 우위를 보인다. Z세대 남성의 유튜브 점유율은 95.4%가 넘는다.

이렇게 잘 나가는 집안 유튜브의 수익은 베일에 감춰져 있어 더 궁금증을 자아낸다. 구글은 유튜브를 인수한 이후 14년 동안 단 한 번도 수익 공개를 하지 않았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 등 시장이 예상하는 올해 유튜브의 매출은 연 110억~200억 달러로 구글 전체 매출의 10~18%에 달하는 수치다. 유튜브 매출만으로도 포춘 500대 기업 가운데 상위권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유튜브의 수익모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유튜브의 주 수익원으로 익히 알려진 광고 수익, 다른 하나는 구독 수익(유튜브 프리미엄)이다. 대다수의 유튜브 이용자는 유튜브를 무료로 이용하는 대신에 광고를 시청한다. 광고주는 유튜브에 광고를 노출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며, 그 수익은 창작자(유튜버)가 55%, 구글이 45%를 가져간다. 구독 수익이란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의 수익을 말하는데 한 달에 7,900원을 지불하면 구독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할 수 있다. 구독자는 광고 없이 콘텐트를 볼 수 있고 백그라운드 영상 재생이나 유튜브 뮤직을 통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또한 유튜브만의 오리지널 콘텐트도 시청할 수 있다. 전 세계인의 아티스트로 거듭난 ‘방탄소년단’의 성장 다큐멘터리 <방탄소년단 : 번 더 스테이지>를 완주하려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렇다면 한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유튜브 입장에서 유리한 수익모델은 구독일까? 광고일까?

#유튜브는 대놓고 구독자 모집에 열중하고 있다

필자가 이러한 물음을 던지게 된 이유는 유튜브가 구독자를 너무 대놓고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가 유튜브를 즐길 때, 가장 많이 노출되는 광고는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다. SNS상에서도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가 그만 나오면 좋겠다는 글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노출되는 광고는 국내에서 직접 현지 제작한 광고영상이다. 시리즈로 4편이나 만들었다. 소비자가 광고를 싫어하는 걸, 광고가 서비스 경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유튜브가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고민해 볼 포인트다. 심지어 유튜브 메인화면에서는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트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 프리미엄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유튜브 무료 이용자의 경험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또한 ‘유튜브 프리미엄’은 최초 고객의 경우 1개월 무료 체험이 가능하다. 무료 체험을 통해 서비스 경험을 익숙하게 만들어 진성 구독자로 유치하겠다는 의도다. 그리고 국내의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은 월 7,900원인데 미국의 11.99달러(한화 약 13,914원)나 일본의 1,180엔(한화 약 12,508원)보다 훨씬 저렴하다. 저렴하다는 건 국내가 그만큼 가입자 확보가 어렵고 OTT 산업 내 경쟁이 치열하며, 유튜브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 구독자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 할 수 있다.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트의 일부 무료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최근에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트’ 중 일부 콘텐트를 무료로 전환했는데, 이 또한 구독(유튜브 프리미엄)에 힘을 강화하는 모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트는 유료 구독자만 볼 수 있었던 콘텐트다. 그러한 콘텐트를 무료로 개방한다고 하니 대다수 언론 미디어에서는 이제 유튜브가 구독 서비스 활성화보다 새로운 광고 수익 창출에 방점을 찍는다는 의미로 풀이했다. 물론 충분히 가능성 있는 해석이다. 유튜브 무료 사용자는 광고 수익과 직결되니 이들의 사용 만족도를 높이고 체류시간을 늘리는 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트를 활용했을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무료로 전환되고 있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트는 시리즈 전체 10회의 콘텐트 중, 1~2회에 국한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지난 5월 유튜브의 로버트 킨슬 유튜브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는 광고주를 위한 행사에서 프리미엄 오리지널 콘텐트를 무료 서비스로 이용하도록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무료로 전환되는 대표적 콘텐트는 유튜브 자체 제작 인기 드라마인 <코브라 카이 시즌2>이며 9월 11일부터 전 세계에 무료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9년 12월 26일 현재, ‘코브라 카이 시즌2’는 2회부터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만 시청할 수 있다. 즉, ‘유튜브 오리지널’을 무료로 오픈하는 것은, 마케팅에서 흔히 브랜드가 사용하는 약간의 경험 제공을 통해 실사용자 전환을 유도하는 체험판 형태의 마케팅 방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OTT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지’가 영상 앞의 10분을 무료로 미리보기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무료로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트가 있더라도, 그 콘텐트를 보기 위해서는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또한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는 첫 에피소드가 공개되는 날에 모든 에피소드를 시청할 수 있는데 유튜브 무료 이용자는 첫 에피소드가 공개되는 날부터 일주일 단위로 에피소드가 오픈되어 시간차를 두고 시청해야 한다.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요즘 소비자이기에 상당한 차등으로 느껴질 지점이다. 결국 유튜브 무료 이용자는 프리미엄 구독자와 비교해 훨씬 늦게 에피소드가 오픈되고 광고 시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차등이 있는 경험을 제공 받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의 핵심은 광고 없이 유튜브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며,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트를 보기 위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는 사람은 드물다.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의 메인 슬로건은 ‘광고 없는 YouTube’다.

#유튜브의 일련의 행동들은 구독 모델 강화로 해석된다

유튜브는 꾸준하게 오리지널 콘텐트 제작을 위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며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는 전 세계 이용자들에게 어필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될 것이라고 천명해왔다. 올해도 <방탄소년단 : 번 더 스테이지>부터 수퍼주니어와 동방신기가 뭉친 <아날로그 트립>까지 다양한 신규 오리지널 콘텐트가 오픈되었다.

유튜브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전략을 밝히지 않는 이상, 유튜브가 취하는 행동들로 해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 맥락으로 이해해야 한다. 유튜브 프리미엄 광고를 손수 제작하여 노출하고 메인 화면에 오리지널 콘텐트를 노출하며, 오리지널 콘텐트에 대한 차등 경험을 두는 등의 일련의 행동들은 유튜브가 프리미엄 서비스 구독자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석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 ‘유튜브’는 유튜브 내에서 구독 서비스 ‘유튜브 채널 VIP 멤버십’ 서비스를 펼치고 있는데, 사용자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유튜브 내 개별 채널(크리에이터)을 구독할 수 있다. 채널 구독자는 구독자만을 위한 크리에이터의 콘텐트를 볼 수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넘어, 유튜브 내 채널을 통해서도 구독 모델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튜브 입장에서 ‘광고’와 ‘구독’이라는 두 수익 모델 중에서 실제 수익이나 서비스에 더 도움을 주는 모델은 무엇일까?

#유튜브에 유리한 수익모델은?

우선, 수익부터 들여다보면, 앞서 서술했듯이 구글은 유튜브의 수익 구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필자가 한번 유튜브 입장에서 광고 수익과 구독 수익을 계산해보았다.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지만, 예상해볼 수 있는 근거들로 기준을 잡아 계산해보았으니, 재미 반 의미 반으로 읽어주길 바란다. (*국내 기준으로 계산)

우선, 유튜브 프리미엄 유료 구독자 1명이 유튜브에 가져다주는 월 수익은 7,900원이다.

유튜브 무료 사용자 1명이 유튜브에 가져다 주는 월 수익을 계산해보면,

[수익 계산을 위한 값 세팅]
  1. 유튜브 광고 상품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CPV(cost per view, 1개의 View 당 비용 과금) 모델로 계산
  2. 업계에서 추산하는 평균 CPV는 1개의 View 당 30~40원 정도이며, 35원으로 계산
  3. 월평균 유튜브 이용 시간 평균은 (MZ세대 10~30대 평균으로 계산) 30시간 29분, 1829분으로 대입
  4. 5분에 1회씩 광고에 노출된다고 계산 (사실, 끝까지 광고를 보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과금이 안 되는 경우도 많겠지만, 다 본다고 가정)
  5. 수익은 45%로 계산, 유튜브와 창작자(유튜버)는 45:55의 비율로 광고 수익을 공유
[수익 계산]

  1. 월 유튜브 이용 시간인 1,829분을 5분으로 나누면, 한 달에 약 365회 광고에 노출된다고 추정
  2. 365회에서 CPV 35원을 곱하고 그 수익 중 유튜브의 수익인 45%를 계산하면, 5,748.75원의 값 도출

정리해보면, 유튜브 무료 이용자는 광고를 시청해주는 대가로 유튜브에 한 달에 5,748원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유료 구독자가 한 달에 7,900원의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과 비교해보면, 유튜브에 유리한 수익구조는 구독이라고 추정해볼 수 있다. (다만, 필자가 계산하지 못한 변수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에 속단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튜브가 수익구조를 공개하기를 기다리는 1인이다)

#구독 모델이 유튜브에 제공하는 가치

수익을 별개로 보더라도, 광고 모델보다 구독 모델이 제공하는 가치는 그 값어치가 상당히 높다.

  1. 긍정적 고객 경험 제공

무료로 유튜브를 보면 5분에 1번꼴로 나오는 광고 때문에 짜증이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콘텐트 시청 중에 노출되는 중간광고의 경우 소비자가 매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전국 10~40대 동영상 시청 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은 중간광고에 대해 ‘보기 불편하다’고 답했다. 중간광고를 보지 않고 스킵하는 비중은 62.8%이며 끝까지 시청하는 비중은 5.4%에 불과했다. 광고가 유튜브의 고객 경험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튜브 프리미엄’에 구독하면 광고 없는 최적화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동영상을 보면서 메시지 전송, 인터넷 검색 등 멀티테스킹이 가능해진다. 영상을 저장해 오프라인 상태에서 시청할 수도 있다. 위의 경험들은 사용자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1. 고객 체류 시간 확보

구독이라는 건, 우리 플랫폼에 락인(lock-in)을 걸어 둔다는 의미다. 일단 구독을 하게 되면 그 플랫폼을 우선하여 거주하면서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소비하게 된다. ‘콘텐트 서핑족’이라는 말이 있는데 예를 들어 넷플릭스를 보더라도 이들은 플랫폼에 거주하면서 비목적 탐색 소비를 즐긴다. 넷플릭스가 추천해주는 콘텐트를 보고 또 보는 식의 수동적으로 콘텐트를 소비한다. 즉, 플랫폼에 습관처럼 지속적으로 거주한다는 의미이며 구독은 이러한 습관을 우리 플랫폼으로 유도하는 장치가 된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고객의 체류시간을 확보하게 되면, 소비자 리뷰를 확보할 수 있고 다른 서비스에 락인(lock-in)시킬 수 있으며 데이터 확보 등의 2차적 활용이 용이해진다.

  1. 창작자의 수익

유튜브에 창작자(크리에이터)는 굉장히 중요한 존재다. 유튜브에는 1분마다 400시간이 넘는 분량의 새 동영상이 업로드되는데, 그 400시간 중 유튜브가 직접 만드는 영상은 극히 일부분이다. 소비자, 특히 창작자가 만드는 영상들로 채워진다. 이러한 창작자들이 만족스러운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유튜브 입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창작자 입장에서도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모델은 구독 모델이라고 한다.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의 월 구독료를 창작자에게 배분하는 형식인데, 구독자 한 명이 한 달간 시청한 전체 영상 중 창작자의 영상을 시청한 비중을 n분의 1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물론 유튜브도 일정 금액은 가져간다. 어떤 트위치 스트리머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알게 된 사실을 직접 말한 적이 있는데,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가 시청한 영상의 조회수 1의 가치는 일반 유튜브 이용자보다 3배가량 크다고 한다.

#에필로그 : 유튜브에 유리한 수익 모델은 무엇일까? 

필자는 유튜브에 유리한 수익 모델은 구독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무리 일련의 상황을 고려하여 가능성 높은 해석을 하더라도, 유튜브 내부의 사정이나 지향점 등은 구글 직원이 아닌 이상 알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구글에 더 유리하고 적절한 수익 모델이 무엇인지 알기란 어렵다. 오히려 유튜브는 구독 모델, 광고 모델 등 두 모델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방향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모든 산업이 구매에서 구독으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서 광고 모델보다 구독 모델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choi글 : 이성길 / 현재 광고회사 이노션에 재직 중인 광고기획자이며, 인문학적으로 사고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입니다.

 
https://ift.tt/2ML0wRy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

© 2024 NORICOMPA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