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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Up 2019] 차정훈 중기부 실장 “한국 창업 생태계에 돈이 넘쳐난다고? 그런 환경도 필요하다!”

‘Startup’s Story Platform’

차정훈 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실장 ⓒ플래텀

최근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들이 각국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스타트업의 도약을 위해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때문에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와 연결하여 해외 진출 기회를 위한 대규모 네트워킹 행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각국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마련하는 시그니처 이벤트를 시행중이다. 포르투갈의 웹 서밋(Web Summit), 핀란드의 슬러시(Slush) 등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를 통해 자국의 스타트업들을 대내외로 홍보하고 해외 벤처 투자자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2020년 행사를 기약하며 29일 폐막한 ‘컴업2019(K-Startup Week ComeUp 2019, 이하 컴업)‘는 한국의 창업생태계를 국내외에 알리고 스타트업, 투자자, 미디어 등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한곳에 모여 교류하는 글로벌 페스티벌을 표방했다. 행사는 ‘글로벌’과 ‘민간주도’ 두 키워드로 진행됐다. 특히 민간의 스타트업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행사를 기획하는 등 정부 주도의 의사결정 구조를 최소화하고 민간의 자율성과 전문화를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컴업 조직위원회 차정훈 공동위원장(중소벤처기업부 창업벤처혁신 실장)은 “컴업2019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라는 공공이 마련한 기초 위에 대한민국의 건강하고 역동적인 벤처 생태계가 잘 결합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하 차정훈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대한민국은 정부가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이다. 이유는 뭔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경제적인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이다. 아날로그 경제가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전 세계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 앞에 놓여있다. 인공지능 등 기술을 근간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제조기반 대기업들은 그간 한국 경제에 많은 기여를 해왔지만, 큰 덩치 때문에 이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빠른 대응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이런 변화에 중요한 동력이기에 많은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고,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이다. 한국은 5G를 최초로 상용화한 국가이고,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뛰어난 엔지니어링 리소스가 많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전세계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수 있다고 본다. 근간에 있는 힘이 스타트업이다.

그렇다고 대기업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은 보유한 풍부한 자본과 리소스를 활용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풍부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컴업2019에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관계자들이 많이 다녀갔는데, 오픈이노베이션을 위한 이정표를 발견했을거라 본다. 내년에는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더 풍성한 컴업이 만들어지리라 전망한다.”

29일 오프닝 패널토크에서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생태계를 가장 보수적인 (공무원)생태계가 지원하고 있다며 공무원 조직에 더 많은 혁신성을 부여하는 것을 고민중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변화를 도모할 계획인가.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수적인 공무원 조직이 지원하는게 아이러니긴 하지만, 한국에서는 잘 동작하고 있다. 지난 20년 간 벤처생태계를 위해 노력한 정부 정책 당국자들, 선배 창업자들을 비롯한 참여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공공조직이 보수적인 면이 있지만, 나 같이 20년 간 민간기업에 있던 사람이 들어와서 일을 하게 할 정도로 혁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국가와 공무원은 가치를 추구하기에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 일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공공은 기반, 기초를 제공하고 민간이 그 위에서 꽃을 피우는 형태로 간다면 성과가 있을거라 본다.”

전세계 기업이 디지털 경제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는 어떤 모습일까.

“아날로그 경제에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4차산업혁명은 모든 국가가 당면한 과제이다. 이전까지 직관을 통해 모든 것의 결정이 이루어졌다면, 디지털 경제는 데이터에 기반한 결정을 해야하는 시대이다. 예를들어, 알파고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프로세싱해 최적의 수를 산출한다. 그런 시스템을 받아들이고, 정책화되고, 만들어내야 향후 우리 사회가 디지털 경제로 가는데 수월할거다. 이미 스타트업 생태계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하고 성장해 나가고 있다. 나라의 큰 시스템이 데이터 기반, 디지털 경제로 변모하는데 스타트업이 중요한 역할을 할거라 본다.”

11월 마지막 주에 한-아세안 엑스포와 컴업2019 등 글로벌 행사가 열렸다. 성과와 내년 행사를 대비한 보완점을 말해준다면. 

“가장 큰 성과는 한국의 창업 생태계를 전세계에 이식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컴업2019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 화두였다. 한국의 창업생태계를 동남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에 수출하고, 또 그들의 생태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목표였는데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물론 처음 진행하는 글로벌 행사이기에 부족한 점도 있었다. 내년 행사때는 보완해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

각국 스타트업 관계자를 만나 들은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한국 생태계는 돈이 넘쳐나고 한국 스타트업은 돈 구하기가 너무 쉽다’는 거였다. 미국에서는 유명 대학 교수가 창업해도 자금 5만달러를 받기 위해 미국 동부에서 서부까지 갈 정도로 노력해야 하는데, 한국은 쉽게 돈을 구하고, 쉽게 스타트업을하기에 창업자들이 너무많고 야생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도 하더라.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환경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환경 속에서 다양한 시도가 나올 것이고 실패도 발생할거다. 그것이 축적이 되어야만 진정한 유니콘, 디지털 리더가 탄생한다고 본다. 그런 시도를 하게 아낌없이 지원하는게 정부의 방향성이다.”

벤처캐피털 자금을 정부에서 운용하고 있다. 

“국가가 주도하는 모태펀드가 15년 전 조성되어 계속 운영되고 있다. 모태펀드는 ‘펀드의 펀드’라 할 수 있다. 직접 투자는 안 하지만 각 VC에 투자하고, VC는 모태펀드를 기반으로 펀드레이징을 해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구조이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탱해나가는 가장 중요한 펀드라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 한국 창업 생태계와 아세안 생태계와 협력 강화를 언급했다.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보나.

“아세안 지역은 1·2·3·4차 산업혁명이 동시에 일어나는 지역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경제 성장이 발생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국 스타트업에 좋은 시장이고, 한국 스타트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중요한 교두보가 된다. 단순히 시장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다. 동반성장이 대전제이다.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면서 배우는 것이 많다. 아세안도 우리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더 큰 아젠다가 셋팅될 수 있다고 본다. 중기부를 비롯한 정부의 내년 정책에서 이 부분을 보게 될 거다.”

아세안 지역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는데, 인도는 어떻게 보고있나. 이웃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인도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고 있다. 

“협력의 장은 언제나 열려있다. 인도도 중요한 파트너라 할 수 있다. 인도의 강점과 한국의 강점이 접목된다면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질거라 본다. 현재까지 활성화되진 않았지만, 향후 협력을 통해 도움이 되는 생태계를 함께 구축해 나갈 수 있을거다.”

한국에 진출하려는 아세안 스타트업이 많을거다. 어느정도 문이 열려있다고 보나

“문은 활짝 열려있다. 비자 발급 간소화 정책이 있고, 투자 등 창업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어 있다. 해외 창업팀만을 위한 팁스(TIPS) 프로그램도 별도로 시행하고 있다.”

차 실장은 공공에 몸 담기 전 민간기업, 그것도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했었다. 첨단 기술에 일가견이 있을텐데, 정부의 AI 정책 방향은 어떻게 가야할까. 

“첫 번째는 데이터, 두 번째는 인프라다. 우선 데이터는 양도 중요하지만 질이 더 중요하다. 질 좋은 데이터는 AI의 성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데이터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국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AI를 더 고도화하기에 기존 인프라만으로는 부족하다. 여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도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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