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스타트업 최악 조직문화는 내꺼 외에는 안 하는 것

‘Startup’s Story Platform’

스타트업 생태계에 회자되는 표현으로 ‘로켓에 올라타라’라는 말이 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가 2013년에 출간한 베스트셀러 ‘린인(Lean In)’에서 쓴 표현이다. ‘고민하지 말고 스타트업에 합류하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하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올라탄 로켓에서 중도 하차하는 이가 상당수인 것도 현실이다. 적어도 본인이 탈 로켓이 달로 가는지 화성으로 가는지 확인하지 않고 탄다면 안 타느니만 못하다는 의미겠다.

스타트업이라는 로켓은 겉으로는 젊음과 혁신의 결정체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는 사람 손이 많이가는 기업형태다. 시스템으로 돌아가기는 하지만, 사람이 시스템인 셈이다. 더불어 필요하다면 조종도 해야하고 망가진 곳이 나타나면 수리도 해야하는 매카닉이 되어야 한다. 역할이 한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방향성에 동화되지 않으면 회사와 직원이 겉돌기 쉬운곳도 스타트업이다.

그렇다면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평가되는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일하고, 어떤 인재를 채용하고 있을까?

24일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토스랩, 드라마앤컴퍼니, 센드버드, 와디즈 등 기업 관계자가 참석해 스타트업 기업문화를 이야기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연사로 서준호 토스랩 CTO, 이하나 와디즈 인사총무팀장, 이예겸 센드버드 영업총괄이 나서 팀빌딩과 조직운영, 채용을 주제로 발표를 했으며, 이어 발표자와 함께 강경훈 레진엔터테인먼트 전 COO, 박종호 드라마앤컴퍼니 사업팀 리더가 패널로 참여한 노변정담도 진행되었다.

서준호 토스랩 CTO ⓒ플래텀

연사로 나선 서준호 토스랩 CTO는 회사의 문화와 원칙을 이야기하며 핵심은 ‘공유’에 있다고 강조했다.

서 CTO는 “우리 문화와 룰은 ‘잔디가 잘 자라는 법’이라 명명한 9가지 원칙에 녹아 있다”라 설명했다. 토스랩의 9가지 원칙은 ‘업무의 시작과 중간 끝을 항상 공유한다’, ‘업무 공유 대상자가 누구인지 생각하고 헷갈리면 모두에게 공유한다’, ‘업무공유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여 전달한다’, ‘손끝만 스쳐도 내것이라 생각하고 마무리 과정을 확인한다’, ‘준비되지 않은 회의는 스킵한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가 인생을 지배한다’, ‘대안이 없는 비판이나 부정적 농담은 하지 않는다’, ‘휴가는 권리이자 의무이다’, ‘존중은 내 언행의 결과물이다’ 이다.

서 CTO는 “이 원칙들의 주요 키워드는 공유에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자리가 마련된다. 매달 경영진이 주도하는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는 회사 로드맵과 각종 지표가 공유된다. 단순히 전달만 하는 자리가 아니라 전 구성원이 참여해 회사와 관련된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다. 매주 월요일 부서별 밀도있는 업무 공유를 하는 주간 브리핑도 진행된다. 타운홀과 브리핑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기에 구두나 미팅, 자사 협업 툴(잔디)을 통해 세세하게 쌍방향 공유를 하고 궁금한 점은 댓글로 문의와 답변을 한다. 이런 이벤트의 목적은 구성원이 무엇에 집중해야하는지를 알리는 것이다. 공유는 통보가 아니라 나와 상대방이 동일한 내용을 아는 것”이라 말했다.

이하나 와디즈 인사총무팀장 ⓒ플래텀

이하나 와디즈 인사총무팀장은 회사의 채용과정을 설명했다. 와디즈는 올해 이전대비 두 배 이상 팀원이 늘었다. 9월 기준 와디즈 팀원은 180여 명으로 2019년에만 111명을 채용했다. 추가 채용이 진행되고 있기에 올해 내 2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 팀장은 “채용을 진행할 때 우선적으로 보는 것은 와디즈만의 셀링포인트(selling point)다. 찾고자 하는 인재의 정의는 우리 스스로도 내릴 수 있지만, 우릴 찾아오게끔 하는 것에도 필요하다. 그래서 그에 걸맞는 채용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운영하고, 개선하며 진행 중”이라며,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파이널 인터뷰의 ‘와이 와디즈’라 명명한 검증 과정이다. 성장하겠다는 의지와 자부심, 희생정신을 본다. 회사 비전에 걸맞는 사람을 찾는 단계다. 여기서 합격, 불합격이 좌지우지 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람을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을 회사에 안착시키는 것, 걸맞는 사람인지를 검증하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서 와디즈는 입사 전, 입사 당일, 입사 후 1개월, 입사 후 2개월 등 기간에 걸쳐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다면적으로 지원한다. 특히 입사후 2개월 후 수습평가는 온보딩의 마지막 단계다. 자기평가, 다면평가, 리더평가, 최종의사결정, 평가면담 등 5단계로 진행해 최종 안착되었는지를 판단한다. 랜딩이 되었다고 판단되는 사람은 최종 수습해제 면담을 한다. 반대 케이스는 인사총무팀에서 엑싯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채용 과정을 설명했다.

강경훈 전 레진엔터테인먼트 COO, 전 우버코리아 대표 ⓒ플래텀

이날 패널로 나선 강경훈 전 레진엔터테인먼트 COO는 초기 스타트업 팀원은 내 일과 남의 일을 구분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스타트업 최악의 조직문화는 내꺼 외에는 안 하는거다. 그건 스타트업이 아니다. 조직에 전문성이 필요할 때까지 팀 업무에 빈틈이 생기면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걸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게 리더의 역할이다. 개인적으로 인터뷰를 할 때 소개팅이라 생각하고 솔직하게 했다. 서로 포장하면 언젠가는 들통나고 끝도 안 좋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과거에는 스타트업의 반대를 대기업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깨달은 것은 스타트업의 반대가 공장이라는 것이다. 공장은 자기 일만 하면 돌아간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내 일만 고집하면 운영되기 힘들다. 때문에 스타트업에 맞는 인재를 찾는게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대기업과는 다르게 본인 역량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다. 그것이 그 다음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걸 원하는 사람, 스타트업 환경을 잘 활용하는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예겸 센드버드 사업총괄은 팀원의 자유도는 회사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언급했다.

그 총괄은 “자유도가 필요할 때와 필요없을 때를 경영진이 알아야 한다. 우린 회사 초반에 목표보다 끈끈함을 중시했다. 팀이 무너지면 목표도 의미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성과 목표 설정에 있어 자유도가 높았다. 그것의 성과가 안 나오면 경영진 책임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팀원이 100명이 넘어가면서 OKR(Objectives & Key Results)을 도입했다. 아마추어 수준에서 프로리그로 가야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이를통해 회사가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지, 그걸 팀이 잘 받치는지를 본다. 회사 규모에 따라 변해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호 드라마앤컴퍼니 사업팀 리더 ⓒ플래텀

박종호 드라마앤컴퍼니 사업팀 리더는 회사 문화의 배경에 ‘오버커뮤니케이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앤컴퍼니는 매주 월요일 타운홀 미팅, 점심시간 등을 활용한 피플톡, 개발팀의 테크톡 등 다양한 소통자리가 마련되고 있다. 속도가 늦더라도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회사 방향성에 맞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속도를 단축시킨건 아니지만 늦춘 것도 아니었다.”라고 회고했다. “유료화 서비스 프로젝트를 내가 리드한 적이 있다. 빠르게 결과물을 내야하는 일이어서 커뮤니케이션에 소홀했고 협업도 원활하지 않았다. 업무와 관련된 공유도 잘 안 된 상황에서 결정되고 진행되었다. 확실히 동기부여가 안 되는게 보였다. 최종 서비스는 나왔지만 결과도 안 좋았고, 피드백 자리에서 비판도 많이 받았다. 반면에 다양한 구성원이 활발히 커뮤니케이션하고, 아이데이션한 다른 프로젝트는 성과도 좋았고 팀원 만족도도 높았다.”라고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앤컴퍼니는 부서와 개인단위의 목표는 없다. 회사의 목표만 있다. 제일 중요한 건 그 목표를 결정하게 된 배경과 이유에 대한 설득과정이다. 사람이 많아지면 모든 사람이 다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다. 그걸 잘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회사의 가치의 핵심은 팀워크라 설명했다. “우리의 주요 가치를 담은 ‘5가지 드라마웨이(DRAMA WAY)’란게 있다. 회사가 지향하는 일하는 방식이다. 크게 5개 핵심가치인 Problem-solving(문제해결), Passion(열정), Speed(스피드), Detail(디테일), Teamwork(팀워크)인데, 팀워크가 그 중심이다. 리쿠르팅, 평가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앤컴퍼니의 대표 서비스인 리멤버는 2014년 초 출시 이후 약 300만명의 사용자를 모으며 국내 최대 비즈니스 앱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7월 출시한 ‘리멤버 커리어’는 론칭 세 달만에 이용자 40만 명, 리크루터 계정은 4천개가 넘는 등 성과를 내고있다.

이예겸 센드버드 영업총괄 ⓒ플래텀

(왼쪽부터)서준호 토스랩 CTO, 이하나 와디즈 인사총무팀장, 강경훈 전 레진엔터테인먼트 COO ⓒ플래텀

이예겸 센드버드 영업총괄과 드라마앤컴퍼니 박종호 사업팀 리더 ⓒ플래텀

24일 열린 토스랩의 월례 세미나 ‘로켓이 일하는 법’ 현장 ⓒ플래텀

https://ift.tt/2WhWbJh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

© 2024 NORICOMPANY